광서성 육보차 끄집어 내니

Posted by on 10월 23, 2018 in 선달차회 | 0 comments

진하고 묵직하다. 여언재에서 수원 집으로 움직이는 날, 곡기를 위해 식품 창고를 뒤지니 간고등어와 막내딸이 보낸 반가공 요리가 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니 그냥 그렇게 표현한다. 늘 그렇듯이 곡기를 채우고 난 이후의 포만감은 미리 예측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식사 후 저절로 광서 육보차에 손이 간다. 오래 우려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좀 빠른 손놀림으로 몇 잔 연거푸 마시니 그 진함과 묵직한 목넘김이 아침 곡기를 다스리기 시작한다. 조금 맞지 않는지 울컥 서로 비벼대지만, 이내 평온해지리라는 것을 안다. 허나 육보차도 식으면 식은 맛으로 뜨거운 육보차와 꽤 다른 모습으로 서로운 존재를 각인시킨다. 해서 가능한 뜨거울 때 마시려고 자리를 지킨다. 

광서성 육보차의 진한 맛과 향, 그리고 묵직한 목넘김은 뜨거울 때 제맛이다.

창문 열어 두니, 찬바람이 방으로 스멀거린다. 닫자니 아직 그쪽 뒷설거지가 남은 상태이니 몸을 추스려야 할 참이다. 차를 마시면서 생각을 모은다. 어제 국제 문화 유산 관리자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느라 롯데리조트 이후의 시간은 내내 mendeley에 빠져 있었다. Jotero와 겸용으로 사용할까 한다. 우선 멘델레이를 두루 섭렵하려니, 누웠다가도 다시 생각이 도져 테스트하느라 컴퓨터는 날을 샜겠다.  아침에 열어보니 여전히 그 선에서 머물고, 나는 또 생각이 변화되어 세팅을 또 다르게 한다. 아직까지 그 자리에서 정지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시행착오를 통하여 사용자로서의 자격을 갖춰간다. 그렇게 믿을 게 못되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래도 기대본다. 분명히 요긴하게 사용할 일이 있을 것이다. 미리 대비해본다. 광서성 육보차도 점차 색감이 엷어지고 있다. 나도 여언재에서 일어나기 위해 일의 기운을 떨쳐 내야 할 참이다. 준비하자. 여언재에서의 외출을 허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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