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화법

Posted by on 1월 30, 2019 in 시집/신작시 | 0 comments

 

거칠지 않아 고요해 저음으로 응대하다 보면

벌써 저만치 혼자 나가곤드라진다.

제까짓 게 뭐라고

흔들리는 동안 짐짓 첫이레 전에 돌아올 것을

‘욕 봤소’ 한 마디면 풀린다고

살피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첫 눈 내린 마당 다녀간

고라니 발굽 선명한데 아니라 우기는 것처럼

그러다가 제자리멀리뛰기였다고 떼쓴다.

재미 있는 순간까지 치부 드러내며

무릅쓰며 마음대로 떠벌렸더니

저쪽 한 구석탱이에서

공명처럼 울림의 진폭 켜켜 몰아세운다.

 

나무람에 익숙하지 않아

눈부시게 알짝지근하여 이내 야속하더니

냉큼 회한 탓하다 지청구로 쓰라리다.

공자 가라사대가 있고

시정잡배의 불경스런 말귀도 있으련만

가타부타 밝힐 것은 또 무어라.

 

홀랑 원본이 있기에 가능한 짓거리이니

근신하여 입 감쳐물고

지긋지긋  자근거리며 의젓할 일 뿐

 

화법 녹녹하다 질겅대지 말고

대수롭지 아니하면 그만인 것을

도도하여 오만방자하다고

대놓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왈가왈부 시큰둥 질척거리다

까짓것 바동거리며 손발 씻어낸다.

 

 

-온형근, 말랑말랑한 화법,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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