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량하다

Posted by on 2월 12, 2019 in 시집/신작시 | 0 comments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국운이라고 운운하던 그 때, 과연 그런게 있을까 하면서도 기대감 한 편에 켜로 쌓아 둔 적 있었지. 그런데 까맣게 잊고 있던 그 운이 다시  고개를 들고 다가왔지. 해서 나름대로 정성 다해 기리고 치성한다고 나섰는데, 그게 뭐라고. 실룩대며 이죽거리고 삐죽댈 때까지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지. 그러다가 헤아려 보곤 놀라고 자빠지는거야. 아무리 해일같은 큰 복이나 운도 이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요량이 없이는 소용없는거야. 갈피 잡지 못하는 아득한 일상에서 조금도 광명을 헤아릴 수 없는 매일을 엮어가면서, 무어 복이고, 운이고, 좋은 날일까. 대접하면 뭐해, 밥상머리에 다가오지도 않는데. 주면 뭐해, 예를 흐트러트린 채 날이 채 밝지도 않았으니 허공이 암담으로 캉캉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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