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울대

Posted by on 6월 20, 2019 in 시집/신작시 | 0 comments

구증구포 녹차를 우린다.

그때 그 주전자와 잔을 꺼내 살포시 온도를 식혀서 

엄지로 차호 뚜껑을 누르던 게 검지로 바뀌었다.

식전 녹차는 속을 깎아낸다는데 목울대 울린다.

뭐라는 거야 언어로 조탁 되지 않은 울먹임

어두운 동굴같은 목구멍에서 꿀꺽꿀꺽 넘기다

말이 터졌을까

얼마나 많은 목 울림을 접고 날려서 그대의 말과 내 말이 섞어졌을까

목욕재계하여 새벽 서너 시까지 구증구포 수제 차를 만들었다면

저것은 값을 매길 수 있을까

오이지 하나를 얇게 썰어 물에 담그면

육신을 닮은 짠 내로 퍼지는 아득한 깊이에

뜨거운 밥 한 공기 퍼 담아

우두둑 넘길 때 꺼이꺼이 목청을 간질이는

이때의 온도가 녹차의 온도일까

두 소리가 만나 내는 공명은 어림잡아 몇천 년 이후

접어야 울리는 성대로 울룩불룩 꿀꺽 넘기거나 삼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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