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노니는 곳-풍류처

Posted by on 6월 25, 2019 in 조경문화콘텐츠::나무와함께:: | 0 comments

풍류, 잘 노는 것이다. 놀되 형이상학적 쓰임새를 지닌 것이다. 풍류,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 노닐 수 있는 마음을 열어 두는 것이다. 경치가 좋은 곳, 풍광이 아스라한 곳, 그 지나간 세월이 아름다운 곳, 속박 없는 무한의 세계이다. 경치가 좋은 곳에서 좋은 친구와 뭐를 못하겠는가. 이게 풍류다. 할 수 없는 게 없는 경지에 도달한 풍광에 놓이는 것이 풍류의 실체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본질을 꺼내도 흔쾌해지는 그 순간이 풍류이다. 울고 싶은 감동에 꺼이꺼이 울어도 된다. 웃고 싶을 때 웃고, 파안대소할 일에 큰 소리로 너스레를 떨어도 된다. 사소한 일에 흥분하고, 친구의 속내에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은 쳐다보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런 게 아닌 것을 요구하지마.”가 아니라, 내 안 깊은 곳의 잠재된 의식까지도 끄집어 내 탈탈 털어낼 수 있는 자리가 풍류의 자리이다. 풍류는 함께 하는 것이다. 서로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현실이다. 물론 혼자의 풍류도 운치는 있다. 그러나 열린 공간에서 열린 마음을 나누는 풍류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 함께 같은 곳을 쳐다보는 친구인 것이다. 친구가 있다면 풍류도 있다. 풍류는 친구에게서 발현된다. 좋은 친구와 함께 경치 좋은 곳에서 노닌다면 그것은 풍류이다. 오늘 하루 나이를 떠나 속깊은 친구를 찾기 위해 헌신하여야 한다. 오늘만 더 끄적대면 일 하나 마친다. 그러면 내일은 마감하고, 마감의 느낌을 만끽한다. 그러면 풍류의 첫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다.

-이천십구년 유월 스무닷새날, 月白이 ‘달집’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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