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락

Posted by on 11월 5, 2019 in 시집/신작시 | 0 comments

아름다움을 친견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대부분 그저 백치미를 부리듯 먼 산 응시하는 시절로 일관한다 어쩌다 바짝 회가 동할 때 응석처럼 생동하다 시무룩해지는 풍경 앞에 왔다 가는 계절이 있는가 하면 존재 또한 흠결이라 있고 없음을 나누는 게 애초에 어처구니없다 될 줄 알고 대들었다가 웃고 만다 우주적 차이가 있어 안개에 휩싸였다 개는 호숫가 산책처럼 습하다 그저 방향 잃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숨결을 나누는 찰나 한순간이 스러진다 알면서도 무방비로 중력에 기대어 서 있다 그러려니 하다 다시금 일기일회에 의지한다 궁남지 버드나무 가는 줄기는 그곳 없이 흔들리고 대동강 능수버들은 옛적 이별 여태 간직한 채 떠나는 배로 기염 뿜듯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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