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왜 시간을 따지는가

Posted by on 11월 16, 2013 in 전통원림기술자::K-Gardener | 0 comments

002. 왜 시간을 따지는가 / 온형근

 

 

조경교실에 자주 반복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 중 시간을 재라는 이야기를 자주 반복한다. 반복하는 말들이 꽤 있다. 그런 반복된 말들은 왜 나올까? 그래서 ‘조경교실을 말하다’에 반복해야만 했던 사정들을 남기려고 한다.

 

조경교실에는 누가 있는가?

적어도 조경을 진로로 결정하고자 하는 젊은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다. 17, 18, 19세의 나이들은 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순수한 나이다. 이때 배우는 습관과 행태와 생각과 실천은 평생을 함께 한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오래도록 유지된다. 그래서 참 소중하고 귀한 연령대임과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는 정성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을 따져라.

선을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리지 마라. 항상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그리면서 시간을 재라고 한다. 그건 조경설계 연습이 취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을 정해 놓고 주어진 시간 안에 주어진 계획서, 개념도, 평면도, 단면도를 마쳐야 한다. 꼭 정해 놓거나 재는 시간이 있어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런 게 없더라도 내가 하는 설계 작업은 항상 시간을 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계를 나누어야 한다.

평면도 하나만 하더라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시간을 쪼개서 측정해야 한다. 시간을 쪼개서 측정하기 위하여 탁상 알람 시계 몇 천원 짜리를 놓고 사용하라고 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필요하여 구입하여 사용하는 당신은 백점 만점이다. 말을 하여도 그 앞에서만 대답하고 언제 구입할 지 결과가 없고, 이렇다 저렇다 변명도 하지 않는 당신은 조경교실에서 나가야 한다.

 

질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

시간을 길게 가지는 당신의 작품이 질 높은 작품이지 않다. 도면 한 개를 몇 주 동안 그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몇 주 동안 그리고 있다고 해서 그 작품의 질이 높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매우 꼼꼼하게 시설물과 식재가 잘 표현되고 동선과 공간의 구성이 잘 되어 있느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간을 재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도가 풀어져 더 흐트러지고 산만해져서 들쑥날쑥 잡생각이 가득해져 종잡을 수 없는 멍한 상태에 있게 된다. 이건 꼼꼼하고 신중한 게 아니라 대체적으로 이런 당신은 게으름의 극치에 있는 사람이다.

 

당신의 속도는 당신이 개발하는 것이다.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는 데, 이것을 잡념과 안일함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실력이 하락하게 된다. 즐기는 것도 아니다. 즐기는 것과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왜 시간을 따지는가? 집중하고 몰입하여 그 세계에서 남과 다른 경험과 세계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몰입하여 얻는 체험은 나눌 수 없다. 이것은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열심히 많이 그려야 속도와 실력이 동시에 탄력을 받게 된다.

 

내 자신에게 진실로 정직해지는 일이다.

당신은 시간을 재야 한다. 시간을 재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참으로 정직해지는 일이다. 나를 소중하게 여겨서 내가 살아가는 바탕에 나를 당당하게 만들기 위하는 일이다.

 

당신은 오늘 시간을 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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