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어두운 곳에서의 목장갑

Posted by on 3월 22, 2017 in 선달차회 | 0 comments

이 년을 외유처럼 보냈다. 그 이 년 동안 몇 가지 분명한 것들의 실천에 철저했다. 내가 하는 방식이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이고 궁리의 바탕에서 시도되는 것이기를 희망했다. 통했는지 동료 역시 내 방식을 존중하여 지켜줬다. 그 역시 궁리를 했던게다. 사용한 목장갑은 물에 비벼 빨고 꽉 짜서 지정 장소에 널게 했다. 다음에 쓸 때의 기분을 위해서다. 내친김에 건조대도 준비했다. 가끔 세제로 몰아서 세탁하기도 한다. 새 목장갑 2년 사용에도 건재하더라. 어쩌면 교육은 잠깐의 습관을 위하여 지리멸렬한 이론을 씌우고 있는지 모른다. 콘테이너 창고를 여니 한 번 쓰고 어둠 속에 버려진 반코팅 목장갑들이 검정 파종상자에 겹겹이 쌓여 내팽겨져 있다. 젖은 흙 입은 날 것의 목장갑이다. 한 번 쓴 것이든 여러 번 사용항 것이든 젖은 흙을 만난 순간 버려진 게다. 창고 문 2개를 따서 모은 얘네들을 손빨래했다. 세제 넣고 담가두었다 휑구는 데 끝나지 않을 기세로 구정물이 솟았다. 빨간 반코팅까지 녹아나왔다. 비비고 치대는 일의 강도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는지 正心을 놓쳤는지 삐끗했다. 며칠 굽신에 조심해야 할 판에 들었다. 잠 이루기에 뜬 눈의 시간이 는다. 목장갑의 어둡고 습한 기운을 좀 더 헤아리고 몇 번 나눠서 할 것을 몰아 했던 게다. 아직 유리온실 안에 한무더기 더 있다. 얘네들은 양명한 햇빛에 잘 말려 있으니 보다 쉬우러나. 오늘 나무수국 삽목에 사용한 장갑은 각자 비벼 꽉 짠 채 지정장소에 널게 했다. 세제와 건조대를 구비해야겠다. 잘 말릴 수 있는 방안도 알아봐야겠다. 외면되거나 버려지다시피 하는 물건들도 잠깐의 습관으로 귀해질 수 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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