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돌아갈 곳

Posted by on 8월 19,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산다는 게

시작과 끝이 아니라서

중간에 놓여짐이니

거쳐가는 것이고

잠시라는 것이지.

뭔가 더 좋은 세상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

우습지.

-이천십구년 팔월 열아흐렛날, ‘달집’에서 月白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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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탁에 볼 책을 나누어 두다

Posted by on 8월 15, 2019 in 시집/신작시, 與言齋::묵상 | 0 comments

오늘은 특별히 시원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냉방기와 선풍기 등으로 환기하면서 문 닫고 살았는데, 활짝 열고 11시가 되도록 닫지 않고 있다. 강수확률도 있다. 더위가 떠난 게 아니라, 제10호 태풍 크로사가 만들어 준 바람의 항로이다. 아무튼 바람이 불어 시원한 날을 만끽한다. 어제저녁에 조립한 협탁에 손쉽게 봐야 할 책을 우선 두었다. 먼저 시선을 끌고 손길이 간다.

일어나서 고요함에 이끌렸다. 명상하고 밤사이 경직된 몸의 연결 부위와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었다. 국선도 준비운동이 딱 제격이다. 그리고 물 올려 찻물을 끓이고 부모님께 올릴 차 공양에 든다. 이때부터 한창 바쁘다.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어떨 때는 꼬인다. 퇴관 치료로 중탕과 환약을 챙기는 일도 연결한다. 이어서 아침밥을 지어야 하지만, 때로는 넘기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물통에 물을 틀어 놓고 수강 신청 등을 확인하는 사이에 물이 넘쳤다. 서재 바닥의 높낮이에 따라 흥건하게 흘렀는데, 마치 멀쩡한 평지에 냇물이 열리듯 그렇게 폭을 지닌 채 흘렸다. 한참을 수건을 동원하여 훔치고 짜고 하면서, 백중의 극락왕생 기원이 현현화된 느낌이 강렬했다. 또 하나의 강을 건넜으니 훨씬 편한 세계로 입장하신 게 분명하다. 뇌하수체를 강렬하게 흔든다. 백중날 부모님이 또 하나의 강을 따라 길게 걷다가 건너는 환몽으로 현현하시다니.

이곳도 걷고 넘겨야 하는 일투성이지만, 저곳도 그러한가 보다. 가야 할 여정도 길고 오르고 내리며 건너야 할 일로 우주를 이루나 보다. 물길을 따라 길게 걷고 기어코 그 물을 말려서 건너는 일을 재현으로 보여주다니. 그렇게 좀 더 활짝 문을 열어 둔 채 눅눅해지는 기류와 태풍 영향권 덕택으로 만나는 바람의 실체를 만끽한다. 아련하여 아직은 빈속이 편하다.

-이천십구년 팔월 보름날, ‘달집’에서 月白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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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흥산성 느티나무

Posted by on 8월 14,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부여 성흥산성에 올랐다. 이곳 사람은 성흥산성이라 부르고 이정표는 가림성으로 되어 있다. 가다보면 천년 사찰 대조사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들리지 못했다. 느티나무가 기막히다. 물론 백제의 산야를 내려다 보는 경관 또한 괜찮다. 뿌리가 나무를 지탱하느라 나출되어 울퉁불퉁 지면을 끌어안고 있다. 가을 느티나무 단풍은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이천십구년 팔월 열나흗날, ‘달집’에서 月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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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

Posted by on 8월 13,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글쎄다. 이렇게 반가운 날도 있어 살만하다. 저들과 묶어진 사연을 어찌 필설로 묘사할 수 있을까. 깊은 내면을 건드리는 의지처, 그것이 사제간이다. 

-이천십구년 팔월 열사흗날, ‘달집’에서 月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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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별일도

Posted by on 8월 11,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조경기능사 강의로 이름난 친구가,
나한테 사사하였다고,
자랑하는 것 까지야 그러려니 하였다.
그 친구,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격려, 응원, 지원하였다.

언제부턴가 들쑥날쑥 잠수와 나타남을 반복할 때에도,
의아한 생각은 들었지만, 또 그러려니 했다.
그만의 세계와 사정이 있을 것이고,
그의 입장을 존중하였다.

인연이란 오고 가는 것이기에
붙잡아 매둘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중간에서 제 동기들 소식을 내게 전하고,
내 이야기를 제 동기들에게 전하는
독점욕이 엿보일 때…
이상하군…하고
다시 그러려니 두었다.

그때 그 이상함을 바로잡았어야 했다.

최근에 기어코 멀쩡하게 기가 막힌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전히 곳곳에서 강의를 하고,
시험감독까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의에서 내 이름을 친하게 사용하는 것을 뛰어넘어
창작까지 하였다는 것이다.

내가 한창 바쁜 30대에 일반인들의 조경기능사 관심이 높아져 수시로 전화상담을 받곤 했는데,
수업과 업무 중에 이게 너무 힘들어,
당시 국내에 없는 조경기능사 수험서를
도서출판 기문당과 계약하여 출판 하였다.
지금은 조경기능사 수험서가 여러 종 나와 있지만
그때에는 근 10여년 이상은 내가 만든 책 외에는 참고할 책이 없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센터 조경기능사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 책을 선생님 노후대책하라고 내가 써드린 거에요”

이외에도 있지 않았던 허위사실을 지어내어
말했다는 전언이다.

물론 재미있는 강의를 위해 원저자와의 친밀 관계를 수업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끌어와 사용했겠지만,
내가 전해들은 수강생의 전언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노후대책이라니…

그리고 그외의 있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창작하여 혹세무민한 작태라니…

제자였던 그 친구와 연락 없이 지낸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하건만,
퇴임에 즈음하여 숱하게 찾아 온 제자들과 달리
소식도 없더구만…

조경업계에서 활동하는 그 친구를 아꼈던 순수함이 이렇게 되돌아오는 것일까?
이 친구를 만나 따끔하게 사실을 적시하여 주어야 하나?
선생이었던 인연으로 또 그러려니 넘겨야 하나?

스승은 커녕 그 친구 강의의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조작된 사실의 조연 역할을 눈감고 귀막고 모른 체 넘겨야 하는건가.
최소한 있지 않았던 사실의 왜곡이 점점 파이가 커지는 것은 이쯤에서 잘라내야하지 않을까.

제자들 밴드에 이 문제를 제기하여
더 이상의 공개된 이 친구의 강의 속에서
명예훼손이, 허위사실 유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의안 상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천십구년 팔월 열하룻날, ‘달집’에서 月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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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만남

Posted by on 8월 8, 2019 in 선달차회 | 0 comments

머리 자르려 들린 미용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놓여 있는 충남도정신문을 들여다보았다. 거기서 소개된 충남도내 대표 술 탑 10을 보았다. 그중 탁주류에는 내가 근래에 가성비 좋다고 주변에 소개한 논산 양촌양조장의 우렁이쌀손막걸리 7.5%짜리와 처음 듣는 아리랑주조의 술공방 9.0%짜리가 소개되었다. 우렁이야 익히 그 맛을 짜릿하게 알고 있고 방문하여 100년된 양조장을 둘러보고 대표와 인사도 나누었지만, 술공방은 처음이다. 아리랑주조도 내게는 낯설다. 대전쪽에서는 유성별막걸리로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청양의 백제인주조 칠장주도 최근에 그 맛을 알았으니, 전국 곳곳의 막걸리를 모두 알기에는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겠다. 직접 아리랑주조를 찾아갔다. 술공방9.0은 금년도 출시 상품이다. 500ml이니 다른 막걸리가 750ml인 것에 비하면 1/3의 양이 깎인 셈이다. 몇 병 가져다 맛을 보려다가, 박스에 12병이라 그대로 구입하여 가져왔다. 막걸리 유통의 가장 큰 단점은 택배의 편의를 위하여 박스에 12병씩 세워져 꽉 채워야 유통된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6병짜리 소포장 박스가 매우 필요한데, 이의 개선이 안되고 있다. 일단 가져와 냉장고에 집어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4병-6병짜리 소포장 박스가 개발되어 유통되어야 함에도 다양성을 외면한다. 생산자 위주의 발상이다. 불편함은 소비자 몫이다. 각설하고, 술공방9.0은 세 모금 정도 넘길 수 있는 양의 찻잔에 마시는 게 최선이다. 꿀꺽-꿀꺽-꾸울꺽하면서 목넘김을 즐긴다. 묵직하다. 이를 바디감이라고 한다. 아니다, 호륵-호륵-호르륵이다. 500ml는 보통의 머그잔 8부 능선으로 2잔 용량이다. 그러니 한 주먹에 잡히는 크기의 찻잔에 따라 마시는 게 좋다. 입이 말랐을 때, 차 마시듯 한 잔 따라 3단계로 목을 축이면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책상에 두어도 가라앉지 않는다. 천연탄산이 뿜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맛을 끌어 올려주는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2009년 호주 수출 소주에서 아스파탐이 검출돼 전량 반송처리된 그 아스파탐 말이다. 톡 쏘는 산미가 있고, 입술 주변에 끈적하게 뒷맛의 여운이 밴다. 입이 바짝 말라 차라도 마셔야 할 때, 슬쩍 따라 입을 축인다는 그런 개념이다. 건강한 맛이다.

-이천십구년 팔월 여드렛날, ‘달집’에서 月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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