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made in 8월 8th, 2019

우연한 만남

Posted by on 8월 8, 2019 in 선달차회 | 0 comments

머리 자르려 들린 미용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놓여 있는 충남도정신문을 들여다보았다. 거기서 소개된 충남도내 대표 술 탑 10을 보았다. 그중 탁주류에는 내가 근래에 가성비 좋다고 주변에 소개한 논산 양촌양조장의 우렁이쌀손막걸리 7.5%짜리와 처음 듣는 아리랑주조의 술공방 9.0%짜리가 소개되었다. 우렁이야 익히 그 맛을 짜릿하게 알고 있고 방문하여 100년된 양조장을 둘러보고 대표와 인사도 나누었지만, 술공방은 처음이다. 아리랑주조도 내게는 낯설다. 대전쪽에서는 유성별막걸리로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청양의 백제인주조 칠장주도 최근에 그 맛을 알았으니, 전국 곳곳의 막걸리를 모두 알기에는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겠다. 직접 아리랑주조를 찾아갔다. 술공방9.0은 금년도 출시 상품이다. 500ml이니 다른 막걸리가 750ml인 것에 비하면 1/3의 양이 깎인 셈이다. 몇 병 가져다 맛을 보려다가, 박스에 12병이라 그대로 구입하여 가져왔다. 막걸리 유통의 가장 큰 단점은 택배의 편의를 위하여 박스에 12병씩 세워져 꽉 채워야 유통된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6병짜리 소포장 박스가 매우 필요한데, 이의 개선이 안되고 있다. 일단 가져와 냉장고에 집어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4병-6병짜리 소포장 박스가 개발되어 유통되어야 함에도 다양성을 외면한다. 생산자 위주의 발상이다. 불편함은 소비자 몫이다. 각설하고, 술공방9.0은 세 모금 정도 넘길 수 있는 양의 찻잔에 마시는 게 최선이다. 꿀꺽-꿀꺽-꾸울꺽하면서 목넘김을 즐긴다. 묵직하다. 이를 바디감이라고 한다. 아니다, 호륵-호륵-호르륵이다. 500ml는 보통의 머그잔 8부 능선으로 2잔 용량이다. 그러니 한 주먹에 잡히는 크기의 찻잔에 따라 마시는 게 좋다. 입이 말랐을 때, 차 마시듯 한 잔 따라 3단계로 목을 축이면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책상에 두어도 가라앉지 않는다. 천연탄산이 뿜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맛을 끌어 올려주는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2009년 호주 수출 소주에서 아스파탐이 검출돼 전량 반송처리된 그 아스파탐 말이다. 톡 쏘는 산미가 있고, 입술 주변에 끈적하게 뒷맛의 여운이 밴다. 입이 바짝 말라 차라도 마셔야 할 때, 슬쩍 따라 입을 축인다는 그런 개념이다. 건강한 맛이다.

-이천십구년 팔월 여드렛날, ‘달집’에서 月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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