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Posted by on 6월 4,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혼자 사니, 잠자는 게 늘 서툴다. 일찍 잠드는 습관이 새벽잠을 깨우는 게다. 양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한다. 밤새 찬 기류가 서재의 열기를 갈아치울 때까지 열어 둔다. 태양의 온기가 스멀거리며 다가올 때쯤 닫는다. 열심히 스트레칭한다. 어깨, 척추기립근, 허벅지, 종아리의 근육이 수축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그래서 아팠다. 미리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 그나마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요즘 생활에서 마치 좋은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의자에서 일어나면 일단 눕거나 엎드려, 혹은 서서 수축한 근육을 이완시킨다. 아직은 부드럽지 않지만 되는 동작만큼 자주 풀어주어야 한다. 처음 목덜미 아프고, 어깨 아플 때가 40대 초반이었다. 그러다가  삐끗하더니 허리로 내려와 40-50대 20여년을 그렇게 딱딱한 몸을 만들며 다녔다. 최근까지 척추기립근 수축에 의한 몸의 아픔을 참 여러 방법으로 치료하러 다녔다. 그러다 기어코 퇴관까지 왔다. 무릎 관절에 와서는 참을 방법보다는 모양이 나지 않아 아주 큰 병폐라고 받아들인다. 이 또한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의 수축에 의하여 관절에 무리가 온 것이다. 아무 때나 아무 곳이나 자주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일단 4가지 근육만이라도 열심히 늘려야겠다. 또 하루를 맞이한다. 새소리, 닭 울음소리, 이장의 방송 소리까지 하루가 꽤 깊어졌다. 이제 창문을 닫고 오후를 준비한다.

-이천십구년 유월 초사흗날, 退關이 ‘달집’에서 쓰다.

Read More

언덕에 홀로 서서

Posted by on 6월 2,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방학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할 때쯤이면, 어머님은 바빠지신다. 뭔가 챙겨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며칠을 분주하시다. 그럭저럭 날이 흘러 서울로 돌아가는 날에는 아침부터 약간 언덕이었던 집 마당 은행나무 근처에서 서성대신다. 그렇게 내가 한참을 걸어 나올 때까지 들어가시라고 손짓을 하여도 은행나무 줄기처럼 그렇게 쳐다보고 계셨다. 늘 코끝이 찡하여서 들어가시라고 하였지만 막무가내이다. 못난 놈을 못나라고 하지 않으셨던 게 어머님의 자식 교육 방식이었던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못난 놈이 수원에서 부여로 운전을 하면서 졸리지 않으려고 틀었던 트윈폴리오의 노래에서 기어코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얀 손수건’이라는 노래를 계속 반복하면서 들었다.  ‘고향을 떠나올 때, 언덕에 홀로 서서 눈물로 흔들어 주던 하얀 손수건’ 부분에서 터지고, 또 터지곤 했다. 혼자 운전하는 중이라 마음껏 터지라고 두었다. 졸지 않고 왔지만, ‘달집’인 ‘여언재’에 와서도 어머님 모습을 떠올리며 ‘고향을 떠나올 때’와 ‘언덕에 홀로 서서’의 두 상황과 정경에 흔들렸다. 그래서 하여야 할 일을 앞두고, 슬쩍 추모의 정을 다독거린다고 했던 막걸리는 나중에 ‘주신’의 접신으로 걷잡을 수 없는 술판의 세계로 들게 되곤 말았다. 영접하였던 주신을 내보내느라 종일 몸살을 했으니, 거의 하루를 앓고 일어난 셈이다. 다행 퇴관 기간이라 궐련의 유혹은 넘겼으니 엄청나게 다행이다. 내게 ‘언덕’이라는 단어는 남다른 호소력을 지닌 감성의 총체이다. 좋아하는 또 하나의 어떤 노래에 산등성이 언덕의 이미지가 나오는 게 있는데,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 노래 또한 어머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불렀던 적이 있었다. 뭐였지? 생각나지 않는다. 

-이천십구년 유월 초이튿날, 退關이 ‘달집’에서 쓰다.

Read More

조선 후기의 시와 정원

Posted by on 5월 30,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일찍 일어나면 아침 기운 가득한 들판과 강과 산의 농축된 바람결을 만나고 싶어 베란다와 복도의 창문을 활짝 연다. 양쪽에서 터지듯 다가서는 환기류를 따라 내 생각도 부풀었다 차분해진다. 그렇게 활짝 열고 아침을 해결하고, 부모님께 차 공양 올린다. 그런 연후 해 뜨기 전에 창문을 닫고 방열커튼을 치고 안쪽의 창문을 모두 닫는다. 양쪽 모두 닫고 가둘 수 있도록 살포시 장치한다. 어제의 경우 그렇게 했을 때, 종일 열지 않아도 방안이 덥지 않았다. 아직 선풍기도 잠깐 필요한 만큼 돌아가고는 곧 끈다. 오히려 돌아가는 소리가 고요에 비하여 커서 소리에 덥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출 없는 날은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에너지 소비가 거의 없는 셈이다. 이제 잠깐 묵상을 하고 나서는 수업과 토론을 위하여 하루를 준비한다. 굳이 최종 논문을 유지하려할 필요는 없다. 바꿀 수 있으면 바꾸어야겠다. 조선의 후반기에 굳어진 전통정원을 위하여 그 시기에 나온 한시를 중심으로 시와 정원에 대한 집대성을 논문으로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래도 가슴 뛰는 일에 내 모는 것이 올바르다. 기술자양성센터는 기능자 직무분석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에서 마쳐야겠다. 좀 더 나를 자극하는 어떤 동기가 부족하거나, 추동력이 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미흡하다. 이럴 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신난다. 신나는 일이 가슴뛰는 일임을 알지 않는가. 조선시대 후반기의 시와 정원에 대한 지향점은 무엇일까? 이를 집대성하여 정원의 원형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어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은 또 어떠한가. 조선 후기와 일제시대의 변화도 꽤나 후반 연구로 흥미로운 분야 일 것이다.

-이천십구년 오월 서른날, 退關이 ‘달집’에서 쓰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