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즈음

Posted by on 9월 11, 2019 in 시집/신작시 | 0 comments

흰 속살 튕겨 내며

끝없이 이어지는 빗방울

소리 흠뻑 젖은 알갱이로

까만 밤 반짝거리는 풍금 선반

터질듯 농밀하게 늘어선 길가

좁아터진 처마선에 기대선 채

쳐다 보는 것은 추석 즈음,

팔뚝으로 달라붙는 파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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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하다, 기류

Posted by on 9월 9, 2019 in 與言齋::묵상 | 0 comments

나가 있으니 일정 부분 그럴 수 있겠다 했으나, 풀리지 않는 이상한 기류, 감지되다. 소용닿지 않는 구성원으로서, 권한 행사에 저만치 떠밀린 물러터진 역할이다. 오랜만의 반가움보다 일상에 파고들어 갈 수 없는 벽을 느낀다. 가리고 쌓아 둔 게 아니었음은 분명하나, 어느 순간 그 자리는 비워 둔 게 아니라 잊혀져간 것이다. 해서 정체성과 소속감이 가우뚱댄다.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을 건너 온 듯하다. 생각과 달리 그 이격감은 진지하고 낯설고 아득하다. 거기다 대고 친하다고, 마구 친한 지꺼리를 해댄다고, 농을 섞어 낄낄대자 하였으나, 난공불락 공처럼 튀어나와 산화된다. 위대한 역할이 끝났으니 물러서야 한다. 그렇다고 그 자리와 역할 제대로 이어갈 준비도 안된 채, 마당도 쓸지 않은 채, 집주인 노릇을 하겠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동물적 공간감으로서의 거부감이다. 움막에서 나갔으니 움막으로 들이지 않는다는 원초적 기질의 발현 아닐까 싶다. 새로운 질서의 복원 중인가. 누군가 빠져 나간 자리는 그 자리에서 회복되는 탄성을 지녔다. 살아있음이니까. 물렁물렁하여 누른 자리 되돌아 오는 게 생명이니까. 있던 자리 빠진 게 있으면 생물이라 빈자리도 꾸역꾸역 채워지는 게다. 물컹물컹 꾸물거리며 연체동물처럼 어느새 저만큼 채워져 있다. 자주보고 부댔겨야 연대를 이룬다. 이방인 보듯, 금방 떠돌 사람으로의 연대는 노숙자의 유대감보다 못하다. 게으름으로 귀찮음으로 공존의 시간을 대하는 데, 어찌 그 공간과 시간 속에 머물겠는가. 그리하여 대략 유목의 날들이 섞이는 것을 체험하고 만다. 내면의 혼자의 날들이여. 단단해지거라. 호두알에서, 가래알처럼 견고하고 수 천 번 부딪혀도 깨지지 말 것으로 네 손 안에서 굴러다녀야 할지니라.

-이천십구년 구월, 퇴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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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풀어 놓는다

Posted by on 9월 4, 2019 in 아름다운산책::온숲 | 0 comments

무릎이 울컥하여 일찍 누운 탓일까. 깨었으니 물러서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차를 우렸다. 구월이다. 마른 입에 찬물 몇 잔으로는 잠을 청해도 소용없으니, 아예 차를 우린다. 내친김에 일상에서 몇 안되는 새벽 고요와 만난다.  

‘한국전통조경의 미적 범주 체계 정립’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일지를 쓰듯 생각을 쏟아냈다. 어쩌면 소명처럼 받아들이면서 다가섰다. 그 와중에 몇 가지 생각들이 왔다가 떠났다.  ‘한국전통조경 기능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과정 적용’은 유보되었다. 심지어 ‘문화재조경기능자 출제 및 선발에 관한 제언’ 역시 원자료를 획득하는 어려움으로 3개월을 머물다가 자료만 무성한 채, 불을 당기지 못했다. 많은 스트레스로 시달렸다. 결국은 원자료의 비공개성을 공론화된 연구 환경의 조성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매듭짓고, 훗날을 도모하기로 하였다. ‘문화재단청기술자’에서 ‘문화재조경기술자’로 획득 기술을 모색하였다가 현장의 두 멘토의 완곡한 끄덕임에서 쓸모있는 곳에 진력하여야 함을 알게 된다. 해서 ‘산림기술사’로 방향을 튼다.

‘도심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으로 가장 확실한 대안이 ‘도시숲 조성’이다. 산림기술사와 도시숲을 연결할 수 있는 구상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미세먼지로 인한 체육활동 줄어듦의 대안으로 실내체육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보도를 보았다. 여기서 착안한 게 ‘도심 미세먼지 저감 학교운동장 도시숲 녹지체계 연계 계획’이다. 키워드는 미세먼지, 도시숲, 녹지체계, 학교운동장이다. 학교운동장 변천을 다루고, 학교조경 또는 도시녹지체계인 공원녹지와 연계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가 되고, 도시의 변천과 공원의 관계라는 큰 틀에서 학교운동장을 대상으로 녹지체계 도입론을 주장하는 일종의 사회운동이라 할 수 있겠다. 

실체가 그려지는 주제에 근접한 셈이다. ‘미학’을 전통조경에 적용하려는 것은 범주체계의 기초를 다지자는 의도이다. 경관과 공간과 대상의 물적 현상일 경우 범주체계에 적용할 때, 객관성과 합리성 확보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경관 관련 통계를 사용한다면 연구의 범위가 커지고 좁히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문집이나 관련 시문 등을 통하여 전통조경공간의 미적 특질을 찾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미적 특질을 밝히는 대상과 방식을 정하는 데부터 난관은 시작된다. 

반면에 도심 미세먼지 관련 실내체육관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교운동장의 변천을 살피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현재의 고민을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될 필요성은 당장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 일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용적 연구 영역이다. 사업처럼 여겨진다. 물론 도시숲 녹지체계 연계 계획에서 범주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름하여 ‘학교운동장 도시숲 녹지체계  범주론’이 될 것이다. ‘도심 미세먼지 저감 학교운동장 도시숲 녹지 범주 체계 정립’으로 귀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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